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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열린광장
2013년 10월 소식지입니다.
  • 작성자 : 관리자
  • 조회 : 5114
  • 작성일 : 2013/10/11

성 장 통

  안녕하세요. 저는 직업훈련원에 살고 있는 ○○○입니다. 저는 중학교 때 살레시오 수도원에서 운영하는 그룹홈에서 신부님들과 함께 살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친구들에 비해 학교성적이 현저히 낮았고 장래희망이나 목표가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다른 친구들이 공부하는 시간에 저는 pc방이나 노래방 같은 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그런 생활이 매일 반복되면서 어린 호기심이었는지 영화 속 주인공들이 멋있어보였는지 담배와 술을 접했고 점점 눈에 나쁜 것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학교에서도 그 사실을 알게 되었고 저는 한순간에 흔히 말하는‘꼴통’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어느덧 중 3 겨울... 저에게도 고등학교에 진학해야 할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공부를 하지 않아 성적이 낮았던 저에겐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등학교에 지원하였고 턱걸이로 입학이 확정 되었습니다. 그리고 입학까지 두 달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에 제가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하던 중, 학교에 각 학과마다 기능영재반(그 학과의 전문기술과 지식을 배우는 반)이 있었습니다. 그걸 알게 된 저는 순간 눈이 번쩍 떠지며 주저하지 않고 고등학교에 찾아갔습니다. 그러나 선생님들의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아직 입학하지도 않은 학생이, 그것도 토목과에 배정된 학생이 전기과 기능영재반에 찾아가 이야기를 하니 선생님들은 황당하셨는지 단호히 거절하셨습니다.

  그런데 이틀 후 기능영재반에서 집으로 연락이 왔습니다. 저의 열정을 높이 샀다며 한번 해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것을 기회로 여기고 방학 중에도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러던 중 저와 같은 학년의 친구가 더 들어왔고 우리들은 경쟁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지내다가 3월에 정식으로 학교에 입학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기능영재반 때문에 학교를 다니고 있었기에 학교가 낯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한 가지에 열심히 하는 제 자신을 보고 무척 뿌듯했습니다. 그리고 4월 중순 ○○○○시 기능경기대회가 열렸습니다. 그리고 저는 선수로 출전했습니다. 2,3학년 선배들이 금·은메달을 차지했고, 동메달은 저와 같이 작업하던 친구가 차지하고 저는 4위인 우수상에 머물렀습니다. 남들은 1학년이 그 정도만 해도 좋은 성적이라고 위로를 했지만 저는 너무너무 자존심이 상하고 자신감이 떨어졌습니다. 그 후로 저는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갔고, 기능영재반에서 말없이 나와 친구들과 어울려 다녔습니다. 그리고 그룹홈에도 들어가지 않는 날이 많았고 많은 방황을 하며 슬럼프가 찾아왔습니다.

  그 후로 저를 더 이상 두고만 볼 수 없었던 그룹홈 신부님께서 현재 살고 있는 직업훈련원에 가서 새롭게 기술을 배우며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시며 추천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지난 2011년 여름 서울에 홀로 올라와 직업훈련원에 입소를 하게 되었습니다.

  소극적이었던 저는 모든 것이 낯설고 혼란스러움 그 자체였습니다.‘내가 꼭 여기까지 와야 되나?’하는 생각도 들었고, 사람들 만나는 것도 꺼려해 대인관계 형성에도 무척 힘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생명이 주관하는 세로토닌 드럼클럽 사업에 우리 훈련원도 참여하게 되었고 저는 난생처음 북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많이 생소했지만 그와 동시에 굉장히 흥미가 있었습니다. 제가 퉁퉁 칠 때마다 큰소리가 나니 스트레스가 싹 날아가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장단 하나하나를 몸에 익히게 되면서 리듬도 저절로 같이 익혀졌습니다. 그리고 배우는 장단이 몸에 익었을 때의 성취감을 맛본 저는 계속 그 기분을 맛보고 싶어 연습에 열을 올렸습니다. 그 때문에 저에게 없었던 끈기도 생기게 되었고, 그로인해 나에게 주어진 일은 끝까지 해볼 수 있는 용기도 생겼습니다. 그리고 다른 친구들과 비교해 저의 실력이 꽤 높다고 생각하자 자신감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정말 제 몸에서 세로토닌이 분비된 것 같은 긍정적인 에너지들이 고스란히 저의 생활에도 많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북을 칠 때만큼은 아무생각도 하지 않고 그 리듬에 몸을 맡기며 즐길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저처럼 많은 친구들이 저와 같은 기쁨을 누리고 많은 변화가 생겨 함께 기뻐하고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지금 정말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