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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소식지 입니다.
  • 작성자 : 관리자
  • 조회 : 4396
  • 작성일 : 2013/11/15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박석현

  그래비티라는 영화는 우주에서 허블 망원경을 고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그러한 가운데 남자 주인공인 코왈스키는 우주에서 유유히 유영을 즐기며 휴스턴 본부와 농담을 합니다. 이러한 평화로움은 곧 들이닥칠 무시무시한 재난의 시작이었습니다. 러시아에서 자신들의 인공위성을 파괴하기 위해 미사일을 쏘았고 부서진 인공위성의 잔해가 스톤박사 일행을 덮칩니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것은 스톤박사와 코왈스키 뿐이었습니다. 산소가 얼마남지 않은 스톤박사는 코왈스키와 끈으로 연결된 채 우주 정거장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스톤박사는 불안한 목소리로 코왈스키에게 자신에게 남겨진 산소의 량을 보고합니다. 하지만 코왈스키는 침착하게 스톤박사를 안심시킵니다. 그렇게 코왈스키가 스톤박사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보여주는 광경이 바로 우주에서 바라보는 해돋이의 경이로움과 같은 우주의 아름다움입니다.

  우주라는 공간은 스톤박사에게 두려움의 공간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두려움은 인간을 흥분하게 만들고, 흥분하게 되면 숨을 가쁘게 내쉽니다. 코왈스키는 그러한 스톤박사를 진정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수다를 떨며, 우주라는 공간이 두려움의 공간이기보다 아름다움의 공간이라는 사실을 인식시키기 위해 우주의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코왈스키는 영화의 중반 스톤박사와 연결된 줄을 끊어 스톤박사를 살리고 자신은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스톤박사에게 든든한 힘이 되어준 코왈스키가 그렇게 우주 속으로 사라지며 그래비티는 본격적인 스톤박사의 생존기에 접어듭니다. 이제 아무도 스톤박사를 도와줄 수 없습니다. 휴스턴 본부와는 통신이 끊겼습니다. 오로지 스톤박사 혼자의 힘으로 우주라는 재난의 공간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입니다. 가까스로 우주 정거장에 들어와 1차적인 위험을 넘긴 스톤박사에게 우주 정거장의 화재, 연료가 없는 소유즈, 지구의 궤도를 돌아 다시금 스톤박사를 위협하는 인공위성의 잔해 등이 끊임없이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스톤박사는 이 모든 난관을 헤치고 살아서 지구로 돌아가기 위한 의지를 보입니다. 지구로 돌아가기 위한 마지막 희망이었던 소유즈에 가까스로 올라탔지만 연료가 없음을 알고 모든 희망을 접고 삶을 포기하려합니다. 하지만 '엄마는 절대 포기하지 않아.'라고 말하며 삶에 대한 강한 의지로 모든 재난을 헤쳐 나갑니다.

  영화의 후반부, 모든 희망을 잃은 스톤박사가 마지막으로 휴스턴 본부와의 교신을 시도합니다. 그러나 그녀가 교신을 하게 된 것은 휴스턴 본부가 아닌 중국(?)의 어느 일반인입니다. 개가 짖는 소리가 들리고, 아기가 우는 소리가 들리며 스톤박사와 교신을 하던 남자는 아기에게 자장가를 불러줍니다. 이 두 사람은 언어가 달라 말이 통하지 않았지만 스톤박사는 그 남자의 자장가를 들으며 자신의 마지막을 조용히 준비합니다. 눈을 감고 마지막을 기다리고 있을 때 코왈스키가 나오는 꿈을 꾸게 됩니다. 너무 놀라 꿈에서 깨어 다시금 희망을 가지고 지구로 가기 위해 노력합니다. 연료가 없는 소유즈를 버리고 중국의 우주선으로 가 지구로 귀환을 하게 됩니다.

  스톤박사에게 지구는 딸을 잃은 슬픔의 공간입니다. 하지만 우주에서 재난을 맞이하고 홀로 남겨진 스톤박사에게 지구의 평화로운 일상의 소리는 그리움의 대상이 되었고, 떠나고나서야 지구에서의 소중한 일상을 깨달은 것입니다. 그리고 스톤박사는 모든 것을 이겨냅니다. 딸을 잃은 아픔도, 우주에서 당하는 재난의 두려움도, 그리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은 포기의 마음도...

  저는 이 영화를 보며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주변의 소소한 것들도 감사히 여기고, 마지막 순간까지 절대 꿈을 포기하지 말고 더욱더 노력하고 성실히 생활하여‘착한 시민, 선한 그리스도인’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