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나누는 집, 미래를 준비하는 학교
기쁘게 만나는 운동장, 하느님을 배우는 성당

소식지

열린광장
2013년 8월 소식지입니다.
  • 작성자 : 관리자
  • 조회 : 5249
  • 작성일 : 2013/10/11

블라인드 사이드

익명

  안녕하세요. 저는 직업훈련원에 살고 있는 ○○○ 입니다. 얼마 전 저의 생활을 반성하게 된 계기가 되었던 영화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평생‘가족’을 가져본 적이 없는 주인공 마이클 오어(흑인)와 그런 그에게 기꺼이‘엄마’가 되어준 리 앤(백인)의 이야기입니다.

  어린 시절 약물 중독에 걸린 엄마와 강제로 헤어진 후, 여러 가정을 전전하며 커가던 마이클 오어는 건장한 체격과 남다른 운동 신경을 가졌습니다. 이를 눈여겨 본 미식축구 코치에 의해 백인들만 다니던 상류의 사립학교로 전학하게 되지만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의 성적 미달로 운동은 시작할 수도 없게 됩니다. 급기야 그를 돌봐주던 마지막 집에서조차 머물 수 없게 되어 버립니다. 이제 그에게 중요한 것은 학교, 수업, 운동보다 자신이 하루하루 잘 곳과 먹을 것을 걱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추수감사절 하루 전날 밤, 차가운 날씨에 반팔 셔츠만을 걸친 채 체육관으로 향하던 마이클을 발견한 리 앤은 자신의 아이들과 같은 학교에 다닌다는 마이클이 지낼 곳이 없음을 알게 되자 집으로 데려와 하룻밤 잠자리를 내어주고, 함께 추수감사절을 보내게 됩니다. 평소 불의를 참지 못하는 확고한 성격의 리 앤 덕분에 마이클은‘살 곳’이 아닌‘지낼 곳’을 얻게 됩니다. 리 앤은 갈 곳 없는 마이클을 보살펴 주면서도 그를 의심하는 마음을 지우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마이클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점점 늘어갈수록 그의 순수한 심성에 빠져 든 리 앤과 그녀의 가족은 그를 마음으로부터 받아들이기 시작하게 되고, 마이클을 남이 아닌‘가족’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마이클은 리 앤 가족의 도움으로 학교 성적까지 향상되면서 본격적으로 미식축구 훈련을 시작하며 놀라운 기량과 실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이제 리 앤은 흑인을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사는 것에 대한 주변의 의심 어린 편견과 마이클이 언젠가 자신을 떠나 사라질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뒤로 하고 그를 낳은 친엄마는 아니지만 그의 법적 보호자를 자청하며 마이클의 진짜 가족,‘엄마’가 되고자 노력합니다. 이렇게 마이클은 리 앤 가족의 사랑과 믿음을 통해 여러 대학의 스카웃 제의를 받는 미식축구의 실력자가 되어 미시시피 대학에 진학하게 되고 후에 볼티모어 프로팀에도 입단하게 됩니다.

  누군지도 모르는 아이를 자신의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일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마이클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진심으로 대하는 리 앤과 그 가족들의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세상에서 소외된 마이클이 리 앤 가족을 만나지 않았다면 그의 삶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을지도 모릅니다. 리 앤 가족이 마이클을 사랑하고 진심으로 관심을 가졌기에 그가 가진 재능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끔 지지해 주었기에 마이클의 인생이 바뀌었던 것입니다.

  직업훈련원에서 지내고 있는 저의 모습이 마이클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신부님들과 선생님들, 형들과 가족처럼 살고 있습니다. 또한 모든 분들이 영화 속의 리 앤 가족처럼 저를 아껴주시고 믿어주시며 사랑해주십니다. 그러므로 제가 정직하고 성실하게 생활한다면 미래에는 ‘멋있는 ○○○’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지금보다 더 잘 살겠습니다. 신부님, 선생님! 저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