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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소식지입니다.
  • 작성자 : 관리자
  • 조회 : 5330
  • 작성일 : 2013/10/11

선입견과 편견을 버립시다.

차준홍

  '울지마, 샨타'라는 책은 초등학생이 읽어도 이해될 만큼 쉬운 책이다. 그만큼 우리나라에는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는 반증인 것 같다. 또한‘방가, 방가’라는 영화를 본 후에 읽어서 그런지 각각의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책의 내용은 이렇다. 샨타는 방글라데시에서 돈을 벌기 위해 한국으로 온 아빠 ?브딘과 엄마 모지로브 사이에 태어난 첫째 아이고, 남동생으로 샤킬이 있다. 방글라데시는 무슬림 국가인데 극심한 가난과 산업기반이 형성되지 못하여 변변한 일거리가 없어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산업연수생이라는 이름으로, 혹은 불법체류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샨타가 사는 곳은 남양주시고, 불과 몇 년 전부터 시행된 외국인 초등학교 입학 허가로 인해 여러 외국인 노동자의 아이들과 함께 남양주시에 있는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가현이라는 친구도 사귀었다. 허리를 다친 샨타의 아빠는 예전에 돈을 빌려주었던 같은 고향 사람인 리빠에게 돈을 돌려받아 치료에 보태려고 하였으나, 리빠의 남자친구인 샤말과 다툼이 벌어지게 되고, 샤말의 신고로 경찰에 넘겨져 강제추방을 당하게 된다. 슬픈 일이 생겨 눈물이 나려 할 때마다“울지마! 샨타!”라고 주문을 외우고, 그 슬픔을 모아 글로 쓰기로 마음먹은 샨타에게는 아빠와 떨어져 사는 현실이 너무나 힘들었다. 하지만 엄마와 동생을 위해 자신만의 주문을 외우고 씩씩하게 사는 모습을 보이려 애썼다.

  “너는 왜 영어를 쓰는 나라의 애가 아니니? 그랬다면 가현이의 영어공부에 보탬이 되었을텐데..”라고 말하며 가난한 외국인 노동자의 딸이라는 선입견과 편견을 가지고 샨타를 보는 가현이의 엄마였지만, 자신의 딸인 가현이의 친구였기에 집에 오면 과일도 내주고 가끔 가현이와 함께 놀도록 허락도 해주었다. 하지만 어느 날 가현이와 뒷동산에 산딸기를 먹으러 갔다가 죽어있는 샤말을 보게 된 후로는 샨타와 가현이가 함께 놀지 못하도록 하고, 갑자기 서울로 전학가게 되었다.

  남양주시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센터를 운영하는 이정 신부는 샨타의 아빠가 고국에서 버스기사로 취직도 했고, 가족들을 너무 그리워한다고 전하며 한국에 사는 샨타의 가족들이 방글라데시로 돌아가기를 권한다. 이에 샨타 엄마는 아이들을 데리고 남편이 있는 방글라데시로 돌아간다.

  후에 샨타는 남양주시에 사는 여러 한국 친구들, 여러 외국인 노동자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과 방글라데시 치타공에서 자신의 생활을 담은 편지를 이정 신부에게 보냈다. 아빠는 버스운전을 그만두고 한국식 깍두기나 라면 등과 같은 것들을 파는 식료품 가게를 열어 한국에 대한 향수를 조금이나마 달래고 있다고 하고, 남동생 샤킬은 방글라데시 학교에 잘 적응하여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다는 소식 등 기쁜 일 또는 슬픈 일들까지 편지에 적었다. 또한 언제까지나 한국과 남양주시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마지막으로 절친이었던 가현이에게 쓴 편지에는 함께여서 행복했는데 작별인사도 없이 서울로 떠나서 서운했던 마음을 적었다. 또한 자신 역시 인사하지 못하고 방글라데시 치타공으로 오게 되어 미안하다는 마음도 전하며 나중에 크면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하는 인사로 끝을 맺는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은 샨타가‘한국은 좋아하는 나라고, 방글라데시는 사랑하는 나라’라고 표현하는 부분이다. 한국에서의 생활이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받는 선입견과 편견으로 인해 힘들었을 텐데 좋아한다고 표현하고 그리워하기 때문이다.‘왜 그럴까?’라는 생각을 곰곰이 해 본 나의 결론은‘사랑과 용서’다. 비록 나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으로 상처를 준 사람들이지만 그들을‘용서’하고, 그들을‘사랑’하는 것이 나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깰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다. 사회복지시설에서 생활한다고 하여 위축되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없다며 불평불만만 늘어놓던 내 모습이 부끄러웠다. 이제부터는 반대로 나를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을 용서하고, 그들을 사랑하며, 언제 어느 곳에 있던 최선을 다해 나를 사랑하고‘오늘’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