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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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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소식지입니다.
  • 작성자 : 관리자
  • 조회 : 5281
  • 작성일 : 2013/10/11

난 행복합니다.

김현빈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란 책을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이 책은 소설이나 수필 같은 스토리가 있는 책은 아니고 49개 각각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책입니다. 아직 다 읽지 못했지만 현재까지 읽었던 것 중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부모님 발 닦아드리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일본의 어느 일류대 졸업생이 한 회사에 이력서를 냈습니다. 사장이 면접 자리에서 의외의 질문을 던졌습니다. "부모님을 목욕시켜드리거나 닦아드린 적이 있습니까?" "한 번도 없습니다."

청년은 정직하게 대답했습니다. "그러면 부모님의 등을 긁어드린 적은 있나요?" 청년은 잠시 생각하더니 "네,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 등을 긁어드리면 어머니께서 용돈을 주셨습니다." 청년은 혹시 입사를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사장은 청년의 마음을 읽은 듯 “실망하지 말고 희망을 가지게.”'고 위로하며 정해진 면접시간이 끝나고 청년이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자, 사장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일 이 시간에 다시 오세요.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한 번도 부모님을 닦아 드린 적이 없다고 했죠? 내일 여기 오기 전에, 꼭 한 번 닦아드렸으면 좋겠네요. 할 수 있겠어요?" 청년은 꼭 그러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그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돌아가셨고, 어머니가 품을 팔아 그의 학비를 내어주고 있었습니다. 그는 어머니의 바람대로 그는 도쿄의 명문대에 합격했습니다. 학비가 어마어마했지만 어머니는 한 번도 힘들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기에 이제 그가 돈을 벌어 어머니 은혜에 보답해야 할 차례였습니다. 청년이 면접을 마치고 집에 갔을 때 어머니는 일터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으셨습니다. 청년은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어머니는 밖에서 하루 종일 일하시니까 틀림없이 발이 가장 더러울 거야. 그러니 발을 닦아 드리는 게 좋을 거야.' 집에 돌아온 어머니는 아들이 발을 씻겨드리겠다고 하자 의아하게 생각했습니다. "갑자기 발은 왜 닦아 준다는 거니? 마음은 고맙지만 내가 닦으마."라고 하시며 어머니는 한사코 발을 내밀지 않았습니다. 청년은 어쩔 수 없이 어머니를 닦아드려야 하는 이유를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니, 오늘 입사면접을 봤는데요. 사장님이 어머니를 씻겨드리고 다시 오라고 했어요. 그래서 꼭 발을 닦아드려야 해요." 그러자 어머니의 태도가 금세 바뀌어 문턱에 걸터앉아 세숫대야에 발을 담갔습니다. 청년은 오른손으로 조심스레 어머니의 발등을 잡았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까이서 살펴보는 어머니의 발이었습니다. 자신의 하얀 발과 다르게 느껴지며 앙상한 발등이 나무껍질처럼 보였습니다. "어머니, 그동안 저를 키우시느라 고생 많으셨죠? 이제 제가 은혜를 갚을게요." "아니다, 고생은 무슨……."

"오늘 면접을 본 회사가 유명한 곳이거든요. 제가 취직이 되면 더 이상 고된 일은 하지 마시고 집에서 편히 쉬세요." 그의 손이 어머니의 발바닥이 닿았습니다. 그 순간 어머니의 발바닥이 도저히 사람의 피부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시멘트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는 것을 느꼈으며 청년은 숨이 멎는 것 같고 말문이 막혔습니다. 청년은 손길을 가늘게 떨며 그는 고개를 더 숙였습니다. 그리고 울음을 참으려고 이를 악물었습니다. 그 순간 한쪽 어깨에 어머니의 부드러운 손길이 느껴졌습니다. 청년은 어머니의 발을 끌어안고 목을 놓아 구슬피 울었습니다. 다음날, 청년은 다시 만난 회사 사장에게 말했다. "어머니가 저 때문에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사장님은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것을 깨닫게 해주셨어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만약 사장님이 아니었다면, 저는 어머니의 발을 살펴보거나 만질 생각을 평생 하지 못했을 거예요. 저에게는 어머니 한 분밖에 안 계십니다. 이제 정말 어머니를 잘 모실 겁니다." 사장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용히 말했습니다. "인사부로 가서 입사수속을 밟도록 하게."

  제가 이 세상에 태어나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부모님 덕분입니다. 또한 미래에 저는 부모가 될 것입니다. 이제는 혼자서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 저에게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처음 읽었을 때에는 저와는 상관없는 내용이라고 다가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저를 향한 제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 내용이 단지 부모에 관한 내용이 아니라 저를 도와주고 있는 제 주변의 모든 사람을 말하는 것처럼 크게 다가왔고,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며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원장신부님이신 홍신부님께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제가 착하고 정직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저를 도와주시고 가르쳐주시며 기도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지금보다 더 성실히 생활하고, 저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